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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다위니즘 시대, 소셜 CRM 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한 전제 조건

이 글은  ITWorld 에서 기고 요청을 해 와 작성한 원고글로 http://www.itworld.co.kr/techlibrary/81856/ 에서 제 글을 포함한 소셜 CRM 을 소개하는 전체 기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 제 블로그에는 기록을 남기기 위한 차원에서 올려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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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임을 위해 식당에 한 자리에 모였는데 모두들 코를 박고 자신의 폰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어 나도 어쩔 수 없이 폰을 만지작거린 적은 없는가? 3000만 스마트폰 이용자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러한 풍경은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여기서의 이슈는 식사 매너 운운하면서 이런 세상의 변화를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만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시대와 기술의 변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문화 현상으로 이해하고, 뭔가 내게 도움이 되고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이다.

조금은 과하다 싶은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식사 예절이라는 것은 우리의 타고난 문화의 일부분이고 이러한 식사 문화 조차도 모바일과 소셜로 인해 촉발된 거대한 변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혹자는 인간의 게놈이 Digital DNA 를 만났다라고 표현하며, 과거에는 기술이 인간 사회에 많은 변화를 끼쳤지만, 인간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는데, 이제는 기술 자체가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되어 인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북미, 유럽 5개국, 일본의 2,200 명의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진행 된 AVG 사의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 살 이하의 아기들 중 81%가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사진과 함께 디지털 프로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 돼 자신의 디지털 자아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 자체가 우리가 살아가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된 것이다.

이렇게 항상 온라인 상태인 고객들에게 다다르려면 기업 역시 기존의 비즈니스 방식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즉, 진화(evolution)라고도 하고, 심지어 혁명(revolution)이라고도 지칭되는 이 일련의 변화들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워야 되고, 궁극적으로는 이 변화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다윈이 한 말을 다시금 되새겨 보자.

It is not the strongest of the species that survives, nor the most intelligent that survives. It is the one that is most adaptable to change.

(생존하는 것은 가장 강력한 종족도, 가장 똑똑한 종족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적응 잘 하는 종족이 생존한다)

 

최근 모 대기업 임원의 비행기 내 무례한 언사가 소셜미디어와 기존 매체에서 일파 만파로 확대된 사건, 모 식품 기업의 영업 팀장의 막말하는 녹취록과 관련 동영상으로 인해 불매 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 청와대 대변인의 방미 시 불미스러운 행동과 관련된 뉴스가 끊임없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상황, 이 모든 상황은 변화된 환경 만큼 스스로의 DNA 를 변모시키지 못했기에 어쩌면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는 기업과 정부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사실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대다수 고객들이 서로 연결되고 스스로 정보로 무장한 “고객 권력 시대” 에 고객 중심으로 기업의 문화와 체계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무수한 리서치 보고서들이 주장하는 바이다.

예시) 포레스터 사에서 2011 년 6월 발표한 “Competitive Strategy in The Age Of The Customer”

예시) 포레스터 사에서 2011 년 6월 발표한 “Competitive Strategy in The Age Of The Customer”

또한, 주도권을 가지게 된 고객들의 전방위적인 공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셜미디어 상의 위기는 날이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고,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추세이다.

참고) 알티미터 그룹 발표 - 2001년 ~ 2011년 간 소셜 미디어 위기 발생 추이 (빈도)

참고) 알티미터 그룹 발표 – 2001년 ~ 2011년 간 소셜 미디어 위기 발생 추이 (빈도)

 

이렇게 소셜미디어로 인해 기업과의 관계를 제어하는 주도권 자체가 기업이 아닌 고객으로 넘어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의 고객과의 관계 관리(CRM) 의 철학과 체계 자체가 우선 달라져야 한다.

 즉,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블로그, 핀터레스트와 같은 소셜 미디어 공간에 고객들이 끊임없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또 이렇게 공유된 글이 다른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그 어느 때 보다 소셜 상의 고객의 목소리가 강력해짐에 따라 CRM 이라는 단어는 필연적으로 소셜 상의 고객 관계 관리를 포괄해야 한다.

즉, 모든 CRM 은 소셜 CRM 을 내포하게 된 것이다.

 기존의 CRM (좌측) 에 더하여 우측의 소셜 CRM (우측) 영역까지 커버해야, 고객 권력 시대에 제대로 된 CRM 을 구현할 수 있다.

기존 CRM VS 소셜 CRM

기존 CRM VS 소셜 CRM

 

또한, 기존 CRM 이 됐든 소셜 CRM 을 포괄하는 CRM 이 됐든, 그 목적은 “Right Customer, Right Channel, Right Time, Right Message” 를 통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다.

최고의 고객 경험, 즉, 고객이 Wow 를 외칠 정도로 감동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서만 소셜 상의 위기가 기업에게 닥쳤을 때 진심으로 믿어 주고 지지해주는 옹호 고객으로 인해 위기로 인해 받은 타격이 조금이라도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상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 이는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가 되기 쉬운 반면, 마음으로 지지하는 고객의 응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이면 그 어떤 부정적 이슈도 기업의 평판을 영구적으로 훼손시키기는 어렵다.

그런데, 고객이 Wow 라고 소리칠 정도의 최고의 경험을 창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모바일 시대이기 때문에 실시간의 속도로 고객에게 다가가 그 고객이 즐겁게 받아 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가 전사 조직에 걸쳐 일관되게 공유되고 즉각적인 실행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멀티 채널, 멀티 디바이스 환경에서 이는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한편, 국내 기업 환경의 경우 일개 부서에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들여다 보고 해당 데이터로부터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이를 실행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일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 홍보 팀에서 파생 돼 위기 관리 기능이 강한 소셜 커뮤니케이션 팀이나, 실행이나 대응과는 동떨어진 채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철저히 시스템과 데이터의 통합 관점에서 바라보는 IT 부서에 일임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고객에 대한 이해는 파편화 될 수 밖에 없고, 일관되지 못한 고객 경험 관리로 인해 부정적 고객 경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욱 더 높아지게 된다.

그나마, 국내에서는 최고 수준으로 100명이 넘는 CS 요원을 조직하여 소셜미디어 공간을 모니터링하는 A 통신사의 경우에도 소셜 공간에서 불평을 제기한 그 고객이 자사 웹사이트를 몇 일 전에 방문하여 특정 행동을 한 그 고객이며, 이 고객이 여러 번 고객센터 담당자와의 통화에 실패하여 화가 날 대로 난 그 고객인지 연결 짓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면, 소셜미디어로 인해 위기 발생에도 끄덕하지 않을 옹호 고객 이라는 든든한 아군을 만들어 주는 소셜 CRM 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해야 할 것도 많고 넘어야 할 산도 많지만, 현재 국내 기업이 닥친 첫번째 문제는 마인드 (철학)의 문제이며, 두번째로는 시스템 (체계, 조직)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즉, 디지털 환경 변화가 기업(기관)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의 수준을 가볍게 여기고 과거 인터넷 초창기에 인터넷 관련 부서를 만들고 인력을 충원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되는 정도로 인지하고 있는 “경영층(Leadership)” 과 그로 인한 기업 내 장기적인 로드맵과 전략의 부재는 국내 대다수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로 보인다.

변화된 환경을 온 몸으로 맞으며,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은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정보와 소셜로 무장한 고객을 대하는 데 있어 기업 실무담당자가 처한 상황은 자율과 권한의 한계, 인색한 투자로 인한 관련 툴의 부재, 이슈 발생 시 책임 전가 등으로 인해 Bottom-Up 을 통한 변화 추진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Top-down 을 통해 변화 된 환경을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전사적인 전략 수립과 이에 걸 맞는 내부 경영층의 든든한 지원이 있어야 소셜 CRM 의 첫번째 단추는 풀릴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내부 프로세스의 수립이다. 소셜 CRM 이 제대로 구현되는 프로세스를 갖추기 위해서는 PLAN (기획) à DELIEVER (전달 – 고객경험 전달) à MEASURE (측정/성과분석) à OPTIMIZE (최적화) 라는 선순환 프로세스가 기업 내 정착돼야 한다.

PLAN(기획) : 기획/전략을 수립하는 단계로서 국내 기업에서 특히 미흡한 부분은 통합된 고객 인사이트의 부재로 인한 멀티 채널(소셜, 모바일, 온라인, 오프라인, 등)에 걸친 실행을 관장할 수 있는 전략과 마케팅 실행에 대한 기획이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기획/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데이터가 아닌 감 또는 기존 경험에 의존하는 의사 결정 문화에 있다.

DELIEVER (전달 – 고객경험 전달) : DELIEVER (전달) 단계는 최전방의 실행 단계라고 볼 수 있으며,고객 경험이 생성되는 MOT(Moment Of Truth) 라고 불리는 핵심 단계이다. 고객에게 최적의 순간에 최적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개인화, 자동화 구현 등 다양한 이슈가 존재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경우 웹 따로, 소셜 따로, 모바일 따로 오프라인 따로 고객 경험이 채널 별로 별도로 관리되고 전달되는 문제와 조직 간 이슈, 콘텐츠 자산 관리의 비효율성, 체계적인 Workflow 의 부재 등으로 인해 실행의 속도 자체가 떨어지는 문제, 개인화, 자동화 관련 시스템 투자에 인색하다는 문제 등을 안고 있다.

MEASURE (측정/성과분석) : 측정/성과 분석 단계에 있어 국내 기업이 처한 첫번째 문제점은 채널 별로 분리 된 분석 환경이다. 채널 별로 분석 환경이 분리되면 고객에 대해 채널 단위 수준의 이해만 가능할 뿐 멀티 채널에 걸친 통합 된 고객 이해는 불가능하다. 또한 최초 기획(PLAN) 단계에서 MEASURE 단계에 대한 고려가 없다 보니 분석과 실행이 따로 운영 됨으로써 분석 활동이 실행과 연결되는 인사이트 발굴이 아닌 보고를 위한 보고 수준으로 머무르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OPTIMIZE (최적화) : 최적화 단계는 전체 선순환 구조를 완성시키는 연결 고리에 해당하는 단계로, 통합 분석 결과에 의거 유의미한 고객 세그먼트를 추출하여 해당 세그먼트에 가장 효과가 좋은 최적의 채널 경험, UI/UX경험, 콘텐츠 제공 및 자동화를 기획하고 구현하는 단계이다. 국내의경우 특히 이 부분에 대한 중요성 인지와 기업 내 투자가 미흡한 상태이다.

경영층의 인지 및 지지, 전략, 프로세스 이슈 외에 사람 자체에 대한 이슈도 소셜 CRM 의 제대로 된 구현에 있어 걸림돌이다. 소셜 CRM 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규모에 맞는 적절한 인력 규모와 역량에 대한 교육 투자, 유관 조직과 외부 아웃소싱 업체와의 업무 협력 체계의 정립과 적적한 권한 배분 등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의 경우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채널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인력과 조직에 대한 지원 역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는, 최근 2012년 P&G 가 SNS 중심으로 마케팅을 재조직하기 위해 기존 마케팅 인원을 대축감원 한 사례와 씨티 은행이 전사 조직 및 인원의 디지털 화 추진을 위해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오히려 디지털 전담 부서는 없앤 경우 와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소셜 CRM 구현을 위해 마지막으로 고려해야할 요소는 시스템이다. 시스템과 업체 선택과 관련해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만능 열쇠와 같이 모든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솔루션은 아직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사에서 필요한 기능을 나열하고 시장에 나와있는 솔루션에 대해 조사해서 원하는 기능을 어떤 솔루션이 얼마나 충족시키고 있는지 확인하여 유료 무료 툴을 믹싱하는 방법을 검토해 보아야 하며, 특히, 데모를 통해 벤치마킹 테스트를 직접 해 본다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솔루션 검토와 관련하여 명심할 것은 처음부터 큰 시스템, 솔루션 도입과 같은 대대적인 투자 보다는 원하는 기능을 프로토타입 형태로 무료 툴과 사람에 의한 수작업을 통해 작게 구현해 보고 자사에 어떤 기능이 필요할 지 사전에 충분히 기획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소셜 모니터링 기능을 충실히 제공하는 기업은 많지만, 모니터링 외에 기존 CRM 시스템과의 연동 분석, 고객 세그멘테이션 및 타겟팅 기능, 마케팅 자동화 등의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은 아직 없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글로벌 솔루션을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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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Yo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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