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티하이브로의 인수 합병 그 뒷 이야기…

2019년은 제 인생에 있어서나, 회사 차원에서나 너무나도 큰 일이 있었던 해인지라, 어딘가에는 기록을 남겨야 겠다 싶어 분석 관련 소소한 제 생각들을 정리하던 이 공간에 일기글 한 자락 남겨 봅니다.

2019년, 저 개인적으로나 데이터리셔스 회사 차원에서나 가장 큰 뉴스는 뭐니 뭐니해도 MightyHive 와의 인수합병이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겨우 스무명 남짓한 분석 집단이 영국, 싱가폴, 브라질의 난다 긴다하는 분석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여 100명의 분석 Talent 군단에 합류하게 된 것은 제가 개인적으로 Exit 이라는 것을 했다는 사실과는 비교도 안 될 중요한 사건인데, 제가 최근 브랜딩/마케팅 활동을 못할 정도로 시간에 허덕이다 보니, 그 중요성이나 의미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의미나 중요성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뤄 보기로 하고, 오늘은 대한민국의 작은 분석 회사가 어떻게 WPP 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광고 회사를 30년에 걸쳐 일군 마틴 쏘렐 경이 S4 의 관심을 받고, 마이티하이브라는 글로벌 No.1 Programmatic Media Buying Consultancy 에 합류하게 되었는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놓고자 합니다.

모든 인연의 시작은 이 블로그에서…
이 블로그는 저에게 참으로 많은 기회를 준 공간입니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저는 소셜잇수다라는 팟캐스트에 섭외되고, 이 팟캐스트을 통해 블로터의 전 대표님인 김상범 대표님과 김철환 적정 연구소 소장님과 첫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팟캐스트 링크) 그 인연을 통해 저는 블로터를 통해 “소셜분석”이라는 책을 쓰고, 소셜미디어 ROI 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블로터의 소셜 MBA 라는 정규 강좌에서 강의를 하게 되고, 점점 Personal Brand 라는 걸 쌓아 나가게 되었지요.

또한, 그 무렵 더피알에서 칼럼을 여러 분들과 함께 냈는데, 이 모임에서 알 게 된 지인을 통해 Adobe 파트너사인 LNS 라는 곳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고, 여기 LNS 에서 Adobe Analytics 의 초기 시장 진출을 위한 세일즈, 컨설팅 활동을 하면서 Adobe 의 다양한 분석 컨설팅 방법론을 접하고 배우게 됩니다. 이직이나 세일즈의 기회는 약한 관계의 고리를 통해서 이뤄진다라는 말을 저는 이 때 실감했었지요. Adobe 파트너사인 LNS 조인 후 Adobe Digital Marketing Cloud 제품들의 초기 시장 Penetration 을 위해 Adobe 의 프리세일즈 컨설턴트 분들 및 영업 분들과 참 재미있게 제안 및 세일즈 활동을 했었지요.

이 때 한가지 가졌던 의문 또는 딜레마는 분석이 진짜 중요한데, Adobe Product 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기업에서 도입하는데 진입장벽이 너무 크다는 점이었고, 그러다 보니 무료 분석 도구인 구글애널리틱스의 대중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2012년 4월 8일 엣지랭크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GA 강의 입봉을 하고 (이벤트 공지 글 링크) 이후 블로터에서 월 1~2회 정기 GA 강의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외부에 많이 알려지면 알려질 수록 회사 생활과 외부 활동을 병행하기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던 참에 CRM 컨설턴트 시절, 7 Luck 카지노 프로젝트를 위해 근 1년 가까이 파견 근무를 같이 했던 전 직장 동료들이 세운 골든플래닛에서 CMO 라는 임원의 역할을 오퍼를 해 주어 골 옮기게 되었지요. 외부 활동에 제약을 걸지 않는다는 조건이 가장 매력적이었고, CRM 컨설턴트 시절 너무도 재밌게 함께 일했던 옛 직장 동료들이 있는 곳인지라, 별 고민없이 옮겼던 것 같습니다. 이 때 합류해서 계속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결혼도 동업도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일치해야 한다는 걸 실패를 통해 배운 듯 합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서는 좋아도 회사를 같이 일구는 건 다른 문제더군요. 어쨌든.. 골든플래닛에 합류한 직후 Adobe Product 를 함께 세일즈 했던 어도비 컨설턴트 한 분이 구글에 조인하면서 구글 애널리틱스 파트너쉽 지원을 제안받게 됩니다.

앗참. 구글 애널리틱스 파트너 프로그램은 그 당시 GACP (Google Analytics Certified Partnership) 이라 불리는 프로그램으로, 영문 공적서도 써야 하고, 인터뷰도 봐야 하고 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어야 했는데, GA 강의를 하면서 무료 컨설팅을 했던 여러가지 경험이 있어 Google Analytics premium authorized reseller 자격도 함께 획득하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구글애널리틱스라는 무료 분석 도구에 Adobe 의 분석 컨설팅 방법론을 접합하여 서비스 모델을 만들고, 제안서를 만들어 구글애널리틱스 컨설팅 서비스를 론치하게 되지요.

음.. 쓰다 보니 제 커리어를 쭉 읊는 형태가… 암튼 이 때 마이티하이브와의 인연의 모태가 된 데이터리셔스와의 인연의 씨앗을 낳은 큰 이벤트가 발생했는데, 무엇이고 하니, 2015년 Google Analytics Partner Summit 입니다.
Google Analytics 가 2005년 첫 서비스를 개시했으니, 10주년이었고, 마침 처음으로 파트너가 돼 GA 파트너 써밋 참석 무료 티켓 한 장을 획득하게 된 것이지요. 이 때 GA 컨설팅을 위한 팀을 막 결성한 시점이라 파트너 써밋에 팀원을 데리고 가고자 했는데, 그 당시 회사가 썩 여유로운 입장이 아니었던 반면, 저는 GA 강의를 통해 월 단위로 꽤 여유로운 강사비를 챙기고 있던 시절인지라, 제가 일부 비용을 대고, 회사에서 일부 비용을 대는 방식으로 두 명의 후배들을 같이 데리고 샌프란시스코 행 비행기를 타게 됩니다.

써밋에서 저는 구글애널리틱스 Market 에서 꽤 유명한 Simo Ahove 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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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Cutroni 씨를 만나 열심히 덕후 질을 하기도 하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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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라이트이자, 인생의 기회이자, 또 아이러니이기도 했던 사건은 행사 마지막 날에 발생했는데요.
행사 마지막 날 원래 일정은 저는 못다한 쇼핑을 가고, 같이 간 멤버 두 명은 Google Analytics APAC 담당자들이 준비한 APAC 파트너사들을 위한 Wrap-up 세션에 참여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친구들이 약속된 출발 시간이 다 되도 늦잠을 자 기상을 하지 않고, 울 회사에서 한 명 이상은 참석하는 게 여러모로 구글과의 관계에 좋다고 판단한 저는 잠꾸러기 후배들을 위해 이 한몸 희생하여 행사에 참석하자는 생각으로 움직였습니다.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시커먼 버스 한 대가 서 있더군요. 뭔 버스인지도 모르고 올라 탔더니, 그 버스는 1시간 반, 2시간을 달려~~~ 헉..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 서더군요. 담당자들이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아 APAC 파트너들은 버스를 타고서야 구글 본사로 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저의 놀람은 여기 페이스북 포스팅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으실 듯 합니다. (구글 본사 방문 기념 페이스북 포스팅 링크)

구글 본사에 간 것도 놀라운 일인데, 이왕 간 김에 저는 보다 적극적으로 세션에 참석해 질문을 해 댔고, 영어 울렁증이 심한 동양인 사이에 유독 적극적 자세를 보인 저를 구글애널리틱스 파트너인 Martin 이라는 친구가 눈여겨 보게 됨으로써, 이 뜻밖의 인연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즉, 한국의 모 컨퍼런스에 연사로 발표를 한 데이터리셔스 본사 CEO 인 Chris 가 한국 시장이 매력적이다라고 Martin 과 수다를 떨게 되고, Martin 이 “어 그래? 한국 시장 관심있으면 내가 선영이라는 애 소개 시켜 줄께” 라고 해서, Chris 가 링크드인 친구 신청을 하게 되고 (아래 이미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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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달 후 링크드인 메시지 수락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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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비디오콜, 싱가폴에서의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2016년 2월 데이터리셔스에 본격 합류하게 되지요.
합류했을 당시만 해도 사실 Country Manager 였을 뿐인데, 데이터리셔스 역시 그 당시 Equifax 와 인수 합병 단계여서 한국으로 지사 설립 자금을 보내기가 여의치 않아 일단 제 명의로 법인을 설립하게 되고, 여차저차 하여 데이터리셔스라는 브랜드만 리셀하는 리셀러 관계로 저는 각오조차 하지 않은 상태로 CEO 의 길로 내쳐지게 됩니다.

데이터리셔스에 합류하게 되면서 저의 글로벌 인맥은 좀 더 확장되게 되었는데, 이 때 또 소중한 인연인 Jakub 을 만나게 됩니다.

Jakub 은 데이터리셔스의 Analytics Head 로 첫 인연은 비디오 콜이었습니다. DTAC 이라는 태국 이통사 고객사의 비즈니스 요건 정의를 위해 저와 Tushar 라는 인도 친구가 태국으로 급파되게 되고, 거기서 요건 정의하고 문서를 나름 끼깔나게 작성을 했지요. 살짜쿵. 우리 한쿡 싸람이 얼마나 일잘하는지 내가 함 보여 줄께 하는 마음이 있었구요. 요건 정의 내용을 Video Call 로 Jakub 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한 10~15분 가졌는데, 콜 상으로 jakub 의 톤은 무지 무뚝뚝했는데, 이 때 이 친구는 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듯 합니다. 뒷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 때 제가 정리한 요건 정의 문서를 Jakub 과 Tushar 가 본사 Account Manager 들에게 보여 주고, 이런 식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고 하네요 (헉 제 자랑…)

이렇게 Jakub 과는 메일을 통해, 문서를 통해 상대의 일잘함에 서로 감탄을 하게 되고, 마침 Jakub 이 한국 출장 왔을 때 그냥 한국 스타일로 잘 대해 줬을 뿐인데 호주 출장 갔더니 가족 피크닉에 초대해 주고 관광 명소를 알려 주는 등 따뜻한 환대를 해 주더군요. 그렇게 잘 지내던 jakub 은 안타깝게도 본사 CEO 인 Chris 가 Exit 을 하여 아예 경영에서 빠지게 되면서, 데이터리셔스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Jakub 이 데이터리셔스를 떠난 후 어느 날 Jakub 은 아래와 같은 링크드인 메시지를 통해 한국 방문 일정을 알려 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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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이 방문 일정에 Jakub 은 못 오게 되고, 그의 Boss 인 Kenny 와 약 30분 정도 호텔 로비 같은 곳에서 인사를 하게 되고, 2018년 10월 말 저는 팀원 6명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GA 파트너 써밋에 또 참석하게 되지요.
샌프란시스코는 Jakub 이 새로 이직한 마이티하이브의 본사가 있는 곳이었던지라, 써밋 참석도 참석이었지만, 저는 마이티하이브 본사에 초대를 받아 1시간 30여분 정도 급 회사소개 PT를 마이티하이브 핵심 멤버들에게 하게 되고, 제가 PT를 하는 동안 마이티하이브 본사 CEO 인 Pete Kim 은 저희 멤버들과 레스토랑에서 조인해 아래에서 보듯이 마이티하이브 멤버들과 저희 멤버들은 화기애매한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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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페이스북 포스팅 링크

그리고, 2019년 10월 28일, 마이티하이브 멤버들과 저녁을 먹은 지 근 1년 만에 https://mightyhive.com/welcomes-conversionworks-datalicious-korea/ 의 기사에서 처럼 인수 합병이 발표가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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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근 몇 년 간에 있었던 스토리를 하나의 게시글로 작성하자니 버겁네요. 너무 앞뒤 안맞게 주절 거리고, 쓸데없이 군더더기 내용도 많습니다만, 이 글은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나이 먹어 가면서 저의 기억이 희미해질 때를 대비해 명확히 기록을 해 놓자는 의미도 있는지라 읽기 거북하시고, 스크롤 압박이 심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주절 주절 긴 이야기였지만, 제가 말하고 싶었던 핵심은 사람과의 인연일듯 합니다. 제 인생에는 참으로 귀인이 많습니다. 그런데, 귀인, 기회, 운 이런 것들은 거저 오고 거저 만나지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가장 운명적인 사건이었던 2015년 GA 파트너써밋 마지막 날, 그 날 저도 게으름을 피고, 구글 본사 행 버스를 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요? 아님 그 날 예정 대로 다른 친구들이 제깍 일어나 그 친구들이 구글 본사 행 버스를 탔더라면요? 음…. 모… 저는 그런 이야기… 인연의 소중함.. 이런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또는 순간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사는 치열함이 운과, 귀인, 기회를 만나게 한 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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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Young Kim